밤 중 수유
엠마는 생후 7개월이 거의 다 되어가는 지금도
밤 중
수유를 한다. 아주 신생아일 때처럼
매 2-3시간 마다는 아니지만 여전히
저녁에 잠들어서부터 아침에
일어나기까지 평균 2~3번은 수유를
해야 한다.
엄마들 모임에서 만난
아기들을 보면 6개월 경이면 밤 중
수유를 졸업한 아기들이 꽤
많다. 밤 중
수유를 한다 해도 한 두 번을 넘기지 않고, 10-12시간을 내리
자는 아기들도 있다. 나와
친한 Debbie의 아기 Eddie의 경우 엠마보다 한
달 더 일찍 태어났는데 밤 6시 30분부터
아침 6시까지 내리 자는 스케줄을 반복한지
거의 두 달이 다 되어간다. 그래서인지 Debbie는 엄마들이
수면 훈련에 관해 이야기할 때마다
아주 자신 있게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한다.
어딘가에서 읽은 바에 의하면 6개월 쯤이면 밤 중
수유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
때쯤이면 아기가 깨어나
운다 해도 배고파
우는 것이 아니므로
안아주거나 노래를 불러주는
등 다른
방법으로 다시
달래어 재울 망정 밤 중
수유는 자제하라는 것이다.
다른 아기들은 모르겠지만, 엠마의
경우 밤 중
수유를 하면 5분 만에 다시 푹 잠이 든다. 배고파서
우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물리면
잔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의 말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밤 중
수유를 하고 있다. 자다가 2~3번 일어나는
것은 이제 너무 익숙해져서 크게
불편하지도 않다. 젖을
물리며 자기도 하고, 엠마를 내려놓으면
곧장 꿈나라로 직행이다.
근데 내가 왜 ‘밤 중
수유 끊기’를
신경 쓰느냐? 내가 유일하게 걱정하는
바는 ‘계속된 밤 중
수유로 인해 엠마의
발달에 지연이 오지 않을까’하는 것이다.
아기의 밤 중
수유, 언제쯤 중단해야 하는 것일까?
구글에서 “밤 중
수유”를 검색해보니, 엄청나게 많은
기사와 블로그 글들이 나왔다. 위안이
된다. 밤 중
수유를 끊는 것은 나 뿐만 아니라 너무 많은
엄마들에게 고민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여기서는 ‘잘 먹고 잘 자라는 아기는 3개월 정도에 밤 중
수유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라고 말하고 있다. 도대체
어떤 아기를 말하는
것인가? -_-;; 만일 ‘밤 중 수유를 끊지 못한다면 3개월부터는 밤 중 수유를 서서히
줄여 6개월 이전에는 끊는 것이 좋으며,
모유는 소화가 잘 되어 배가 잘 꺼지므로 평균 4-5개월까지는 밤에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모유인 경우 6개월 이후에는 끊는 것이 좋다’고 한다. 젠장, 엠마는
너무 늦어버렸다. 근데
왜 그렇게 일찍 밤
중
수유를 끊어야 한다는 것인가?
1. 아기와 엄마의 편안한 잠을 위해: 이건 당연한
말이고,
2. 밤에는 장기도 쉬어 생체 기능이 떨어지므로
소화와 흡수에 좋지 않아서: 일리
있는 말. 이건
우리 엄마가 옛날부터
나 밤에 먹지
말라고 많이 해준
말이다.
3. 아기가 밤에 수유 때문에 깨지 않고 잘
자야 성장 호르몬이 정상적으로 분비되므로: 흠, 이건 잘
모르겠다. 엠마는 밤
중 수유를 계속해왔는데도
불구하고 지금 키가 90%(엠마 또래 10명 중 2등), 몸무게가 75%(엠마 또래 10명 중 3등)이다. 엄마들 모임에
있는 아기들 중
밤 중 수유한다고
작은 아기는 본
적이 없다. 분명
일리는 있는 말이지만 경험상 크게 영향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4. 시도 때도 없이 먹고 자는 아기보다 먹을
시간에 정확히 먹고 밤에 잘 자는 아기가 규칙적인 생활을 더 잘 하므로: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내가 본
아기들을 보면 밤
중 수유를 안
하는 아기들이 낮에도 더
잘 깨어 있고
밤낮 구분을 잘
하는 것 같기는
하다.
5. 밤 중 수유 시 젖병을 물고 자다가 목으로
우유가 넘어가는 경우가 흔하므로: 이건
맞을 수도 있지만
내가 아는 엄마들은
나 모유 수유를
해서 잘 모르겠다.
6. 밤 중 수유를 하다 보면 따로 재울 수가
없으므로: 이사를 앞두고
내가 걱정하는 바 중
하나다. 엠마는
이제 자기 방에서
자기 시작해야 하는데 밤
중 수유를 할
때마다 내가 방에서
방마다 옮겨다닐 수는 없는
법. 역시
밤 중 수유를
끊어야 하는 것일까?
7. 젖병을 떼는 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므로: 이
역시 모유 수유
밖에 모르는 나에겐
먼 나라 이야기.
좀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www.ibabynews.com에서 밤
중 수유에 관한
글을 찾아보았다. “육아 맘들의 최대 고민 밤
중
수유 끊기” 라는
기사는 어느 정도
위의 말에 동의하고
있다.
우선 밤 중
수유를 끊는 시기 역시 ‘9시간 이상 먹지 않고 잘 수 있는 시기인 6개월’부터 라고
말한다. 젠장, 차라리 16개월이라고
말했음 좋겠다. 엠마는
아직 9시간
내리 자는 것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여기서 말하는 ‘밤 중
수유를 끊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충분한 숙면을 위해서’다. 밤 중
수유를 하다 보면
아기가 얕은 잠을
잘 수 밖에
없는데 충분한 수면
습관은 성장호르몬의 정상적인 분비를 가능하게 해 아이의 성장과 인지 발달에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밤
중 수유는 엄마에게도 피곤한 일이라 모두의 건강과 편안한 잠자리를 위해 밤 중 수유를 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또한 ‘이가 난 아이’ 즉, 엠마
연령의 아기의 경우
“밤
중 수유는 충치가 생길 위험성’을 높인다”고 한다. 글쎄, 엠마의
소아과의사는 “신생아는 침이 워낙 많이 만들어져 침이 스스로 입 안을 헹구어주므로 충치가 생길 위험이 없다”라고 말을
했다. 엄마들
모임에 있는 엠마
연령의 아기들 중
이빨을 닦는 아기들도
내가 알기로는 아직 없다.
“밤 중 수유가 계속되면 아이는 낮에 많이 먹지 않는 습관을 들이고, 필요 이상의 칼로리를 섭취해 비만이 될 가능성이 증가한다.” 흠, 엠마는
지금도 낮에 2~3시간마다
수유를 한다. 하지만
절대 비만은 아니다. 오히려 3개월
바지의 허리가 맞는
‘홀쭉한’ 아가씨라면 모를까.
그럼 밤
중
수유, 어떻게 끊어야 하는 것일까? 기사를 계속
읽어보자.
“밤 중 수유는 단번에 끊어지는
것이 아니다. 밤 중 수유 끊기를 결정했다면 차근차근
끊어야 한다. 먼저 3개월부터는 저녁에 잠을 잘 때 젖을 물린 채 재우지 않는 것이 좋다.”
이미 이 버스는
지나갔다.
“활동하는 낮이나 밤에 잠자리 전에 충분히 먹이는 것이 중요하다. 한번에 충분히 먹여 포만감을 느끼면 밤에 배고파 깨는 일이 준다. 처음에는 아이가 배가 고파
깬 것일 수 있으므로 보리차를 준비해뒀다 먹이자. 밤 중 수유를 중지하고 난 뒤에는 보리차 먹이는 것도 서서히 줄이자. 잘못하면 보리차를 먹으려고
깨기도 한다. 낮에 낮잠을 자면 밤잠이 없어질 수 있어 2시간 이상의 낮잠은 피하고
재미있게 놀아주며 활동량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문이
생긴다. 첫째, 엠마의 소아과의사를
포함한 여러 미국
소아과 전문의들은 아기에게 물 먹이기를
권장하지 않는다. 아기가
아파서 설사를 하거나
구토를 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모유 만으로도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할 수 있고 (Breast milk is enough for the baby's hydration even on steamy summer days), 물은 자칫하면 아기의 위산을 약하게 해 소화를 더디게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아기를 코마에 빠지게 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굳이 물을 먹인다면 아기가 이유식을 먹기 시작하는 6개월 경을 권장한다. 둘째, 낮잠을 2시간 이상
자지 않게 하라고? 일반적으로 3개월 아기는 낮잠을 3회에 걸쳐 5시간 자고, 6개월 아기는 2회에 걸쳐 3 ¼ 시간 자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출처: www.johnsonsbaby.co.kr)
밤 잠 수유를
줄이기 위해 아기를 2시간 밖에
재우지 않는 것은
아기에게 너무 무리한
요구인 것 같다.
“밤 중 수유를 무턱대고 끊는
것은 아이에게 당황스러운 일이다. 밤 중 수유를 끊기로 계획했다면 아이에게
미리 이야기를 해주자. 아이가 운다면 잠들 때까지 ‘지금은 자야
되는 시간이야’, ‘이제부터 밤부터 아침까지는 먹지 않고 자는거야’ 등의 식으로 속삭여주자. 낮 시간에도 틈틈이 아이에게
밤 중 수유를 끊는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아이가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말 미안하지만, 이게
무슨 X소리...3개월 아기가
뭘 알아듣는다고 말을 해준다는
말인가? 3개월짜리
아기는 비로소 엄마의
목소리를 다른 사람의
목소리와 구분해 엄마의
말을 알아듣는 것처럼 반응하고
옹알이 흉내를 내기
시작한다. 생후 6개월이
되면 비로소 어조로
엄마의 메시지를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지만, 정말
아주 간단한 말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것도 생후 18개월이나 되어서이다. ‘밤에는
먹지 않는 것’이라는 것은
사실 두 세
살짜리 아이에게도 납득이 안가는
말인데, 도대체
무슨 근거로 이런
소리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이 말도 안
되는 기사는 집어
치고 다른 글을
찾아보자.
이 글 역시
“4~5개월이면 6~8시간 정도 배고프지 않은 상태로 깨지 않고 잘 수 있으니 아기의 성장 발달과
수면 리듬을 이용해 밤 중 수유를 자연스럽게 끊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아하, “젖병을 입에 문 상태로 잠이 들면 젖병을 뺀 뒤에도 입안에 분유나 젖이 고여 있어 치아 표면이 상하고 나아가 영구치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모유 수유를 하는
경우에는 밤 중
수유 후에 젖을
물고 다시 잠들지
않는 이상은 문제가
없을 것이다.
곧장 밤 중
수유 떼는 방법을
알아보도록 하자.
1.
배가 고픈지 확인하자.
아기가 밤중에 깨 낮에 먹는 만큼 먹고 다시 잔다면 배가 고파 깨는 것이지만 밤에 깨어 잠깐 빨다 다시 잠든다면
배가 고파 깨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 아기들은 6~9개월 사이 수면 방식이 어른과 비슷해져 1시간 반~2시간 간격의 수면 주기를 갖고 REM 수면이라는
얕은 잠과 깊은 잠을 반복하는데 아기가 얕은 잠에서 잠시 깨어났을 때 배가 고프다고 생각해 수유를 하기
쉽다. 그럼 아기는 깊은 잠에 빠지는 것과 먹는 것을
연결해 생각하게 되어 수유 없이는 다시 자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아이 스스로 깊은 잠에 빠지는
방법을 익히게 해야 한다.
오, 꽤 설득력 있는 말이다. 최근 며칠 밤, 엠마의 밤 중
수유가 꽤 짧았던 것을 생각해보면 엠마가 배가 고파 깬 것이 아닐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정말
엠마의 밤 중 수유를 끊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2.
여유를 가지고 서서히 뗀다.
먼저 밤 중 수유 횟수를 조절하자.
아이가 깰 때마다 수유를 하지 말고 여유를 두고 먹여 시간 간격을 조금씩 늘리자.
배고파 깨는 경우, 충분히 많이 먹이고 배고파 깨는 경우가 아니라면 토닥이거나 안아주는
방식으로 아이가 스스로 잘 수 있게 도와주자.
오늘 밤부터 시도를 해봐야겠다.
엠마는 8시경 잠들어 11시,
2시, 4시 반 경 깨는데 2시에 깨었을 때는
한번 먹이지 말고 다시 자게 해봐야지.
이 기사 은근히 도움이 많이 됐다.
그...런...데...밤 중 수유를 끊지 말라는 내용의 글을 발견했다. 그것도 꽤 설득력 있게 권위 있는 기관과 사람들의 이름을 대가면서 말하는데, 모유수유
& 소아 심리, 행동 상담 웹사이트(www.breastmilk.co.kr)다.
여기서는 밤 중 수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유니세프, 세계보건기구, 라레체리그등 모유수유 국제 단체에서는 밤 중 수유도 아기 맘대로 자주 먹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아기의 빠른 성장속도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밤에도 젖을 자주 먹는 것이 당연하고 밤중에 젖을 먹인다고 아기나 엄마에게 손해가 되는 건 전혀 없고 자주 깨서 젖을 먹는다고 아기의 성장발달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보고는 아직까지 없습니다. 또 젖을 먹이면 피임효과가 있는데 이는 밤중에 자주 먹인다는 전제에서 나온 효과이지요.
밤에 젖을 먹으면 수면에
방해가 된다는 주장도 근거가 없고 밤에 젖을 먹으면 성장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도 전혀 근거가 없습니다. 도리여 배가 고프던지 엄마와의 접촉이 그리워서 젖을 먹겠다고 하는 아기를 젖을 먹이지 않으면 울면서 잠을 잘 안
잘 수가 있지요.
그나저나 아기는 배고프다고 울고 엄마는 유방에
젖이 불어 아프기까지 하는데 어떻게 젖을 빨리지 않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아기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잔인한 어른들입니다. 아기가 울면 얼른 젖을 먹여 엄마도
다시 잠을 자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아기가 배가 고프지 않고 그냥 엄마와 가까이 하기 위해서 젖을 찾는다고
해도 젖을 먹여도 괜찮습니다. 배가 고프지 않은데 젖을 먹였다고 문제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한 연구보고에 의하면 10개월 아기들이 하루
먹는 양의 25%를 밤에 섭취한다고 합니다(Womanly Art of
Breastfeeding 4th ed p106). 다만 아기가 만 2세가 지났는데도
밤중에 여러 번 깨서 젖을 찾는다면 배가 고픈 건지 엄마가 토닥거려주면 다시 잠이 드는지 살펴 보는 것은 필요합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 말이 맞는 것이면
좋겠다. 안아 재우지
마라, 같이 자면 안 된다, 놀려서 지치게 해라, 너무 놀리면 흥분한다, 울면 5분만에 들어가라,
20분만에 들어가라, 바로 들어가라 등등 하도 말이 많아 수면 훈련시키기도 힘든데,
여기에 밤 중 수유까지 끊는다면 엠마에게도 우리에게도 너무 스트레스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밤중 수유는
끊어야 한다는 것이
다수의 생각인 것
같다. 엠마가
잠을 충분히 푹
잘 수 있으려면
밤 중 수유를
끊어야 한다니 어쩌겠나?
우선 한번에 확
줄이지는 않을 것이다. 생후 7개월에
밤중 수유를 서너번
하는 것은 사실
좀 많다. 우선은
이번 한 주
동안 밤중 수유를
두 번으로 줄이는
방향으로 하고 성공한다면
그 다음엔 한
번으로 줄이는 것으로
하자. 만약
이것이 성공한다면 한국 여행을
할 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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